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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일본 규슈의대 실습수기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7.04.20 13:27 140

 

5월 7일, 김해 국제공항을 향해 가는 택시는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본과 4학년이 되는 과정 동안 학문을 위한 해외 방문은 처음이라는 점은, 앞으로 다가올 한 달 간의 실습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학교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의 무게를 더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와 동시에 알지 못하는 미지의 환경에서 한 달 간 외국어를 사용하여 실습하고,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기회는 그러한 부담감마저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였다.

일본에는 제국시대의 유물이자 학문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7개의 구 제국대학의 뿌리가 남아있다. 익히 유명한 도쿄, 교토, 오사카, 나고야를 비롯하여 지진으로도 유명한 도호쿠 및 훗카이도 대학, 그리고 우리가 이번에 방문하게 된 규슈대학교가 있다. 이 중 규슈대학교의 의과대학은 일본의 세 개의 섬 중 최남단이자 최서단에 위치하는 규슈지역의 의학을 선도하는 일본 제 3순위의 명문 의과대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지의 의과대학생과 연구하기를 원하는 의사들이 앞 다투어 교환학생 및 교환교수, 연수과정 참여를 신청하여서 외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해주신 교수님들의 노력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실습은 우리학교와의 커리큘럼 차이로 인해 삼주간만 진행하게 되었다. 내가 배치된 곳은 제 2 내과. 일본 의학 드라마에서나 보던 '넘버 내과'의 의국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내과는 크게 '숫자가 붙는 내과', 와 그 외의 '숫자가 붙지 않는 세부 내과'로 나뉘게 된다. 각 '넘버 내과'는 모든 내과의 영역을 다룰 수 있고, 그 중에서 각 내과의 주임 교수의 주 분야에 따라서 전문 진료과목이 정해지게 된다. 제 2내과의 경우 신장, 뇌졸중, 그리고 소화기 계통을 주로 담당하였다.

실습 일정은 보통 일주일 단위로 공지가 되었으며, 대회진은 일주일에 한번이었다. 우리나라의 대회진과 비슷한 프로세스를 갖지만, 주 1회인만큼 회진 시간이 상당히 길고 모든 의국원들이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주임 교수님께서 병실의 환자를 살피면서 낮은 자세로 무릎을 꿇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대회진을 한번하는 대신에 각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환자들이 매우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의 시간에서는 규슈대학의 본과4학년 학생들과 같이 시술 및 수술을 참관하거나 OSCE 실습을 해보는 등 비교적 유동적인 실습을 하였다.

실습기간동안 내가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봤던 것은 한국과 일본의 의료의 차이점 중 일본이 나은 점이었다. 물론 나쁜 점도 많겠지만, 장점에 좀 더 집중하여 배워가는 것이 유익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먼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가 모두 일본어로만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주로 영어로 된 의학용어를 먼저 수강한 후 본격적인 의학을 배우는 우리와는 달리, 일본의 모든 의학용어는 모국어로 되어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으니 환자의 알권리를 존중하기 위하여 환자 앞에서 하는 의료진의 대화가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한 점과 의료진 사이에서도 용어의 의미가 쉽게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음은 진료 시간이었다. 오전 진료에만해도 평균 30명을 웃도는 환자를 보는 우리나라 외래와 달리 30분에 한 명 정도를 가장 이상적인 의료환경으로 설정하고 예약을 받는 시스템을 보고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면도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던 환자의 30분 면담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의료환경에 있어서 만큼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을 통감하였다.

학업적인 실습 스케줄뿐만 아니라 주말을 활용한 자유 시간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규슈대학과 인제대학교간의 협의로 현지 기숙사 및 지하철 정기권이 무료로 제공되어 생활비용 측면에서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 다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병원과 기숙사간의 이동 거리가 1시간가량의 장거리여서 힘들었다는 것과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적어 복잡한 설명을 할 때는 불편했다는 것 정도였다. 물론 나도 일본어가 유창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학문적인 것 이외에도 주말이면 주변 도시로 여행을 다니고 규슈의대 학생들과 식사도 같이하며 문화적인 교류도 잊지 않고 힘썼다.

좋았던 점을 더 말하라면 한도 끝도 없이 적어야 하겠지만, 이 모든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 실습을 가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이다. 앞으로 규슈의과대학과 인제의과대학간의 교류가 더 활발해져서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나 또한 이 실습을 통해 배운 바를 실천하는 의사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먼저 2014년 5월 7일부터 6월 4일까지 큐슈의대에서 임상실습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참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의대를 다니다 보면 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스케줄과 주위환경 속에서, 큐슈의대에서의 실습은 그런 답답함을 깨어주는 한줄기 단비 같은 경험이었다. 처음 의대에 올 때부터 다른 나라의 의료와 의대생활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았던 나로서 큐슈의대에서의 경험은 유익한 시간이었다.

 

일본에 실습을 갈 때의 가장 중요한 선택 중에 하나인 어떤 과를 선택하느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지금까지 경험한 과중에서 흥미 있었던 것을 갈 것이냐, 아니면 경험해 보지 못한 과를 갈 것이냐? 그 중에 나는 후자를 택하였다. 실습스케줄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피부과를 돌면서 경험해 보기로 하였던 것이다. 적응하는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실습학생으로서 모든 과를 경험해 보고 가치판단을 내려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처음 일본에 도착했을 때, 설레고 흥분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과연 1개월간의 실습기간 동안 일본어 한마디도 못하는 내가 피부과라는 조직에 잘 어울려 지내고 폐가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본 처음 도착부터 강동천교수님이 우리 일행을 잘 인도해 주시고 다른 교수님들과도 이야기를 해보니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한결 걱정을 줄일 수 있었다.

피부과 실습을 돌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정말 궁금했었던 과 중에 하나였기에, 실습도 찾아가며 열심히 돌았다. 일본 규슈의대의 피부과는 수술을 참 많이 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 피부과 실습을 경험하지 못해서 확실하게 다르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수술이 우리학교에 비해서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아토피 피부과에서 유명하신 Dr. Furue 교수님께서 과장으로 계셔서 그런지 아토피 환자들이 많이 보였다. 일본 아토피 학회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교수님으로서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아토피 환자의 검사와 치료에 대해 처음으로 개발하고 사용하고 계신 분이었다. 내가 만약 피부과를 전공하게 된다면 아토피를 전공하고 유학을 오고 싶을 만큼 Dr. Furue 교수님께서 많은 영감을 주셨다.

 

피부과에서의 생활은 주로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이루어졌다. 레지던트 선생님들, 혹은 인턴 선생님들을 따라 다니며 술기를 배우고 갈 수 있었다. 학생들과 교류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레지던트 선생님들과도 친구들 같이 지낼 수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의국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의 전반적인 생활은 강동천 교수님께서 챙겨주셨기 때문에 무리 없이 편하게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번에 우리학교에 왔었던 친구들도 우리를 챙겨주어서 큐슈에서의 즐거운 추억 또한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부산대에서 실습을 오신 분들도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을 했기에 서로 도움을 받으며 타지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었다.

 

4주간의 일본실습을 통해, 일본에서의 유학생활을 한번쯤 꿈꿔 볼 수 있었고, 피부과에 대한 실습을 알차게 하고 가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물론 일본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말씀 드리고 싶지만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간단하게, 후배들에게는, 일본 실습을 적극 추천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 다시 한 번 일본실습의 기회를 준 우리학교, 규슈의대 측에 감사하며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

2014년 본과 4학년 1학기, 일본 큐슈대학교 의과대학 병원 실습을 가게 되었습니다.

 

본과 2학년 때 해부학 실습 때는 기회를 놓쳤지만 운이 좋게도 이번 실습에선 선택 되었고, 지금까지 해외의 의료 시스템, 환경 등에 대한 얘기는 인터넷이나 매체, 혹은 교수님과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접하였었는데, 이번 실습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몸소 느끼고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었습니다.

   

큐슈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은 일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병원으로 상위 3개 병원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일본 내에서 높은 수준의 병원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병원이 엄청 크고 쾌적한 느낌이었습니다. 병원자체의 크기 및 환자들이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들, 환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소 등이 너무나도 확연하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은 professor은 각과마다 한 분뿐이고 다른 분들은 그냥 doctor 로 불립니다. 각 과의 professor 은 엄청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드라마 하얀 거탑이 일본에서의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어느정도 이해가 됐습니다. 호흡기 분과의 나카니시 교수님이었는데, 엄청 높으신 분이라 만날 기회도 몇 번 없을 줄 알았는데 본과 3학년 4학년과 매주 점심식사를 같이 먹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회진을 돌때에는 들어가기 직전에 각 방 환자의 보고를 하고, 교수님 및 여러 닥터들이 환자들의 질환이나 영상 등에 대해 간단히 강의를 해주십니다. 한가지 신기한 것은 청진을 할때 마다 물티슈로 닦는다는 점이었는데 , 본과3학년 시절 환자안전성찰지에서 생각했던 것이 일본에서 그대로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병실은 일반실이 4인실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비하여 훨씬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각 환자마다 냉장고 및 의사가 왔을 때 사용할 책상과 의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각층마다 엄청 큰 휴게소가 있는데, 사람들을 만난다던가, 음식을 먹을 때 환자들 혹은 보호자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술기를 들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보는 내내 느낀 것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여유 있게 술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standard 한 느낌으로 환자에게 뭐 하나하나 시행할 때 마다 얘기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환자에 대해서도 의사 및 여러 의료진들이 항상 웃으면서 너무나 친절하게 대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의사들이 최선을 다하여 진료를 보고 있겠지만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현실인 것 같습니다. 보는 환자수도 차이가 있겠죠. 그래도 이런 차이점도 직접 체험해볼 기회를 얻게된 점, 좀더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마인드를 다시 한번 되짚어볼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의사생활에 있어서 좋은 밑거름이 될 이런 경험의 기회를 주신 이병두 학장님, 석대현 교수님을 비롯한 인제대학교, 큐슈의과대학, 레지던트 및 학생 친구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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