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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임상실습 체험수기(준텐도의과대학, 치바의과대학)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24.05.14 15:13 227

 

치바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 임상실습: 2024년 4월 1일 ~ 4월 26일 (4주)

본과 3학년 임상 실습을 돌면서 다른 나라의 병원 시스템과 의료 환경은 어떤지 궁금증이 생겨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가장 문화적으로 비슷하고 비교적 익숙한 나라인 일본과의 의료 환경 차이가 궁금했기 때문에 치바 대학교로 교환학생 활동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본과 4학년 개강 전, 일본의 교환학생 담당자분과 실습에 필요한 서류를 메일로 여러 번 주고받았고, 줌으로 비대면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자기소개, 해당 과를 지원한 이유, 다른 국가가 아닌 일본에서 실습을 하고 싶은 이유 등 교환학생 신청 시 motivation letter에 썼던 내용들 위주로 질문하셨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치바대학 의과대학 홈페이지에 각 과별 교환학생 실습 가능 기간이 나와 있어 이를 참고해 실습 기간에 맞춰 실습을 원하는 과를 신청할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 소화기내과와 산부인과를 신청해 각각 2주씩 실습을 돌게 되었습니다.

첫날인 4월 1일 오전 10시에 치바대학병원 입구에서 교환학생 담당자분과 만나 OT를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기숙사 체크인을 진행하며 와이파이 사용법과 기숙사 가는 길, 분리수거장이 어딘지 등을 알려주셨습니다. 기숙사는 1인 1실로 병원에서 3분 거리에 있는데 원래 1박에 2,000엔이지만 교수님과 학교 측의 배려로 기숙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세탁기, 인덕션, 드라이기 등 필요한 것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생활하기 매우 편했습니다. 이후 병원의 주요한 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오후에 가야 할 집합 장소, 학생 락커룸, 행정실 위치 등을 알려주셨고 기숙사비 영수증, 보험료, 분리수거 날짜 및 방법 등 각종 필요한 자료는 설명해주신 후 종이봉투에 담아주셨습니다. PHS라는 무선 전화기를 하나 주시는데, 병원 내와 기숙사에서 연락이 가능한 물건으로 병원에서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며 실습이 끝난 후 출입 카드와 함께 반납해야 하므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1. 산부인과 (2024.04.01.~2024.04.12.)

OT를 끝낸 후 오후 1시에 산부인과 의국에서 학생 담당 선생님이신 오쿠야 선생님을 뵀습니다. 점심을 준비해주셔서 같이 먹으며 대화를 나눈 후 PPT와 함께 치바대학병원 산부인과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산부인과의 대략적인 일정을 알려주시며 참관을 원하는 것이 있으면 자율적으로 참관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주로 ovarian cancer, hysterectomy, c-section 등 수술을 참관하였고 자연분만과 외래도 한번씩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치바대학병원에서 본 수술은 대부분 개복 수술이었는데 본과 3학년 때 실습을 돌 때 본 대부분의 수술은 복강경으로 이뤄졌었기 때문에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첫날 치바대학병원 산부인과가 난소암 수술로 유명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매주 난소암 수술 요일이 정해져 있을 정도로 난소암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EMR이 대부분 일본어로 적혀있었지만 수술 전에 전공의 선생님께서 항상 수술 환자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고 수술 중에도 중간중간 어떤 상황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친절히 해주셨기 때문에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수술 과정에 대해 이해하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컨퍼런스나 회진을 참관할 때도 레지던트 선생님 한 분이 감사하게도 매일 옆에서 모든 내용을 영어로 통역해 주셔서 내용을 따라가는 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산부인과를 도는 동안 모형을 통한 술기실습도 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오기 전 치바대학병원이 술기 모형이 잘 되어 있어 실습하기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1층에 CCSC (Chiba Clinical Skill Center)라는 술기 연습을 위한 센터가 따로 있어 일과 중에 여러 방에서 학생, 인턴, 레지던트 등을 대상으로 술기 수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신생아 소생술, wet smear, pap smear, 골반 내진, 정상분만, 봉합, 초음파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신생아 소생술, 분만, 초음파는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해볼 수 있어 좋았고 이후 초음파 참관을 하거나 자연분만 참관을 할 때 과정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술기 연습을 하기 전 선생님께서 PPT와 함께 관련 내용 수업을 해주시는데 이때도 레지던트 선생님의 통역 덕분에 설명을 모두 이해하고 실습에 잘 임할 수 있었습니다.

2. 소화기내과 (2024.04.15~2024.04.26)

자율적인 면이 강했던 산부인과와는 다르게 소화기내과는 정해진 일정을 따라가야 했는데 TACE, RFA, 내시경(ESD, screening test, ERCP, EIS, EVL 등), 회진, 컨퍼런스 등을 참관했습니다. TACE와 RFA, 그리고 EIS는 한국에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모든 시술에 참관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특히 EIS의 경우, 식도정맥류에서 치료는 베타블로커와 EVL로 알고 있었는데 치바 대학병원에서는 식도정맥류에서 first line이 EIS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TACE의 경우 영상의학과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치바대학병원에서는 소화기 내과 선생님들이 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소화기내과 선생님들은 설명을 해주신 후 한국은 어떤지, 한국에서는 해당 치료를 자주 하는지 등을 여쭤보거나 한국의 의료보험 등에 대해 여쭤보시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다른 나라의 의료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일본의 선생님들도 한국의 의료에 궁금증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 4주간의 실습기간 동안 느낀 한국과의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일본은 한국에 비해 차트를 쓸 때 영어는 거의 쓰지 않고 일본어를 대부분 쓴다는 점, 그리고 의국의 구성원이었습니다. 일본은 한 과에 교수님은 1~2명이고 나머지는 부교수님 및 선생님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차이점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실습을 돌았던 두 과 모두 매주 의국원들이 모두 모여 선생님들이 각자 담당 환자의 경과와 치료에 대해 노티하고 교수님께 치료에 대해 질문하고 서로 의논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교수님께서 단순히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시하시는 것이 아니라 해당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까지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한국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배우는 입장에서 더 기억에 오래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바로 선생님들 모두 함께 회진을 돌아 직전에 컨퍼런스에서 들었던 환자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의사들이 한국과 비교해 일이 적고 여유로워 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경험했던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하던 일을 의사들이 하는 경우도 많았고 레지던트나 학생 교육과 수련에 좀 더 많은 시간과 신경을 쓰고 단순히 참관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보는 느낌이 강해 수련받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적 편하고 복습한다는 마음으로 돌 수 있다는 점과 한국에서의 실습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과 3학년 때 이미 실습을 돌았던 메이저 과를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본어를 할 줄 알았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학문적으로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회가 된다면 일본 외의 다른 나라의 의료 환경과 문화도 경험해보며 시야를 더욱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문 외적으로도 치바대학 의과대학 학생들과 교육과정, 관심 있는 과, 의료 환경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습을 오기 전 준비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윤보영 교수님과 석대현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실습기간 동안 잘 챙겨주시고 알려주신 치바대학병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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