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8.08.02 17:23visibility 244
7월 8일에서 14일까지 미얀마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가보는 해외봉사였고 더군다나 외부에서 하는 첫 번째 봉사였기에, 보다 더 큰 기대감과 두려움 그리고 설렘을 가지고 봉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미얀마에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환자들을 매우 많이 보았습니다. 유방암 말기, 몸 어딘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환자들, 그리고 감염병 환자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환자들은 미얀마 현지에서의 수술 등이 잘못되어서 그에 의해 합병증이 오거나 신경손상, 피부 위축 등의 환자들이었습니다. 이근무 교수님과 통증의학/정형외과에 있었을 때, 16살 남아가 발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다고 찾아왔습니다. 2년 전에 엉덩이 주사를 맞은 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때 신경을 잘 못 건드려 이렇게 된 것이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문제는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16살 청소년이기에 앞으로 성장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현지의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환자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였습니다. 외과에서도, 통증의학과에서도 제가 본 환자의 80프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였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비만으로 인해 증상이 일찍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자의 종류를 보며 미얀마의 국민 수준을 높이면 환자들이 저희가 오기 전에 충분히 예방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리 고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비만과 고혈압을 줄인다던지, 아니면 운동을 생활화하여 예방을 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를 취해주면 환자가 더 줄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미얀마에서 5일중 4일을 미얀마의 보건소와 같은 곳에서 봉사를 했습니다. 4일동안 약 2500명의 환자들께서 방문하여 주셨고 저는 소아과, 외과, 통증의학과를 다니며 약 250명의 환자를 보았습니다. 이러한 일정을 소화하며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힘이 빠지기도 하였고 매일 6시에기상하는 익숙하지 않은 일정 탓에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병원 봉사가 끝나는 5시쯤엔 피로가 풀리며 오히려 무언가 뿌듯한 기분이 느껴졌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양로원에서도 봉사를 해보고 이런저런 봉사를 해보았지만 이번 봉사에서는 무언가 다른 뿌듯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봉사를 끝내면 ‘아 끝났다. 피곤해’라는 생각이 있었던 제가 이번 봉사에서 고맙다고 활짝 웃는 환자분들을 보며 무언가 다른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진정한 마음에서 비롯된 봉사가 아닌 그저 봉사시간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정말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느낀 것은 하루 약 100명의 환자를 보며 지치지 않은 모습으로 대하시는 교수님들을 보고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저 환자들을 보고 보조하는 역할만 했을 뿐인데도 오후 3시쯤 되니 힘들었습니다만, 교수님들께서는 힘든 내색하지 않으시고 수 많은 환자들을 보시며 똑같은 태도로 먼 길 달려온 환자들을 대하여 주셨습니다. 환자분들도 진료 한 번 받으시기 위해 멀리서부터 오신 분들도 계셨고, 매우 오랜 기간 기다리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걱정과 두려움을 가진 환자들도 계셨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모두 알고 행동하는 듯 보였습니다. 수 많은 환자들을 보시고 본인의 전공이 아닌 환자가 오셔도 미리 공부를 하시고 환자들을 대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케토톱’이 교수님들에게도 하나씩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고 매우 존경스러웠습니다.
지난 5박 7일 동안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또 다른 느낌을 얻어서 올 수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매주 술만 먹고 의미 없이 방학을 보냈겠지만, 이번 방학은 뭔가 알차고 뜻 깊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자원하고 싶고 후에 전문의가 되어서도 이 경험에 꼭 참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매우 중요한 경험이 되었습니다.